청주신협, 고정금리 대출 인상 번복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상호금융권이 고객들에게 특판 예금을 판매하거나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번복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예금 해지 읍소 사태에 이어 대출 고정금리 인상 사태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협에서는 고정금리로 제공한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청주 상당신협은 최근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고객들에게 연 2.5%에서 연 4.5%로 대출 금리를 변경한다고 통보했다.
청주 상당신협은 대출금리 변경 안내문을 통해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 0.75%부터 인상을 시작해 현재 3.25%까지 인상됐다”고 금리 인상 이유를 전했다. 여신거래기본약관 3조 3항 ‘국가 경제·금융 사정의 급격한 변동으로 현저한 사정 변경이 생긴 때는 채무자에 대한 개별통지로 이자율을 인상·인하할 수 있다’를 근거로 들며 ‘급격한 변동’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지역 신협의 이번 조치에 대해 원상 복구를 지도했다. 또한 은행, 상호금융권 등 대출을 취급하는 전 금융권에 “최근의 급격한 금리 변동은 고정금리 인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해석을 전했다. 금감원은 이어 ‘제한적 상황’은 국가의 외환 유동성 위기 등으로 국제기구에 긴급 자금을 요청하거나 국가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하락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며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합천농협·남해축산농협, 동경주농협 등 지역 농협에서 연 8~10%대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가 고객에게 문자로 해지해달라며 읍소를 했다. 예상보다 가입자가 몰려 이자 부담이 어려워진 탓이다. 제주 사라신협과 내수신협에서도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개별 조합의 금리는 조합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중앙회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상호금융 중앙회들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각 중앙회는 특판관리시스템으로 예·적금 판매 한도를 설정하고, 한도 초과 시 자동으로 추가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중앙회 시스템에 대해 현장점검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들로 고객들의 신뢰는 크게 깨졌다. 특판 상품의 가입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해지하기도 했다. 남해축산농협의 특판 적금 가입자 중 40% 정도가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는 이 같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다음달 중 예금 가입 시 총액한도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한도가 차면 가입이 불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