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잠깐 소음이 순리 막을 수 없어"
당 대표 출마 수순…尹 순방 이후 입장 밝힐 듯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대리인을 통해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나 전 부위장은 이어 '친윤(친윤석열)'을 겨냥하며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 대통령, 윤 정부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 전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함부로 제 판단과 고민을 추측하고 곡해하는 이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해 온 일부 당권 주자 및 친윤계 인사들을 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나 전 부위원장은 오전 대리인을 통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저출산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의를 분명히 밝히고,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직서는 이후 인사혁신처를 거쳐 대통령실로 전달된다.
그는 이어 2019년 12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당시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를 지키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간다"고 했던 것을 언급하며 "당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나야만 했을 때 제가 국민과 당원들께 드렸던 말씀이다. 그 뜻과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깐의 혼란과 소음이, 역사의 자명한 순리를 가리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모처럼 전국으로 내리는 빗방울에 산천과 함께 우리 마음도 씻겨지는 아침, 저는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당분간 잠행에 들어갈 것임을 내비쳤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이 오는 14일 해외 순방을 앞둔 만큼 이 기간에는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윤 대통령 귀국 이후 입장 발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전당대회 판세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