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최근 시중은행들의 수신금리가 대부분 연 3%대로 내려오며 투자 매력이 급감하자 시중 자금이 빠르게 방향을 틀어 위험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은 16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190조5710억원이었던 MMF 설정 잔액은 열흘도 채 안 돼 지난 8일 기준 206조5880억원까지 늘었다.
MMF로의 자금 유입 현상은 연초부터 본격화됐다. 작년 말 MMF 설정 잔액은 151조원대였으나 지난달 한 달 동안 39조원 이상 불어났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익률을 얻으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통상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도 각각 4조원, 2조원씩 불어났다. 투자자예탁금도 지난해 말에는 46조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1일 기준 51조5000억원까지 늘었고,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규모도 올해 초에는 79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8일 기준 89조원대까지 올라섰다.
이처럼 최근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몰려드는 것은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 투자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3%대 중반 수준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예금 금리도 가파르게 인하되고 있다. 이에 투자자금이 은행 상품에서 이탈해 위험자산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기준 812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말(827조2986억원) 정점을 찍은 뒤 두 달 새 15조원 넘게 줄었다. 거시 경제적 여건들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는 쪽으로 개선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 데이터가 최근 안정되고 있고 올해 가장 우려가 컸던 경기침체 문제도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후반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일련의 조건들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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