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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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 권대경 기자
  • 승인 2023.03.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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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정경부장
권대경 정경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16일부터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다. 양국 관계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진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에 대해 전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일본측의 사과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미 일본 언론들은 강제징용 배상의 제3자 변제 방식을 두고, 실리와 명분은 일본이 챙겼다고 평가했다. 물론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만 있는게 아니다. 그럼에도 독도영유권 주장, 역사왜곡 교과서, 위안부 및 강제징용 사과와 배상, 일본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 사안사안마다 허투로 볼 일이 아닌 것들이 많다. 미래지향적 발전 관계는 과거사 청산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제3자 변제 방식 발표 직후 국내에서는 논란이 엄청났다. 일본 피고기업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토록 명령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게 아니냐는 논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작 양금덕, 김성주, 이춘식 어르신들이 정부 방침에 강력 반발한 것도 연일 대서특필됐다. 

급기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인식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인식을 윤 대통령이 드러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일관계 정상화는 공통의 이익이며, 강제 징용 재점화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나아가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해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정치 지도자의 책무"라며 "나중에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을 만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묻고 싶다. 역사적 사실을 현재에 이르러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라면 일본의 사과와 함께 한국의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 정작 피해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 관계 정상화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입장을 대폭 반영한 조치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상당수 국민들의 인식이다. 

회담에서는 과거사 문제 외에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셔틀외교 복원과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노출된 한일 양국의 안보 사안,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현안도 다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등 정책적 장벽을 해소하고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방안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감히 예상컨대 그야말로 한일간의 모든 이슈와 현안을 논의할 것이다. 과거사 문제만 쏙 빼놓은채 말이다. 즉 과거사는 이전 강제징용 제3자 변제 방식 등으로 큰 사안 하나는 해결한 만큼 이를 또 다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을 게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불과 100년도 되지 않은 과거사 해결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현실적 위협과 미래의 협력 방안만 논의하는 것에는 결단코 반대한다. 이미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거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안을 회담 의제에 올리기 전에 일본측의 구체적이면서도 진실된 사과와 함께 배상의 주체를 일본 경제단체가 아닌 전범기업으로 명시화하는 최소한의 조치는 있었으면 한다. 

동북아를 포함한 국제 정세에 비춰 한국, 미국,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슈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은 그렇게 단순하게 풀어내기 어려운 과거 악연이 있는 관계다. 그것도 피해자들이 엄연히 살아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증언하고 있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도 좋지만 과거사 문제는 결코 한일 관계에서 떨쳐 낼 수 없는 것이다. 사과는 하는 이가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이가 진실되게 받아들여야 의미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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