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일 경협 재개 별개로 소부장 경쟁력 강화 정책 지속 추진
매일일보 = 여이레 기자 | 한ㆍ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냉각됐던 관계 개선이 기대되면서 반도체 소ㆍ부ㆍ장 분야에 대한 양국 기업간 협업 관계도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실시한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한일 정부는 통상 현안을 지난 2019년 7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양자 협의를 신속히 해나가기로 했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생산에 필수적인 포토레지스트(PR)와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등 3개 품목에 대해 개별 수출 허가로 변경하고,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관련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수출 규제를 보복 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에 대한 분쟁해결절차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한일 간 수출관리 정책대화도 조만간 개최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도 한국의 WTO 제소 취하를 전제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소부장 국산화와 거래처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관련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지난 2018년 32.6%에서 2022년 21.9%로 10.7%포인트(p) 감소했다. 100대 소부장 핵심전략기술 중 반도체 분야 수입액의 일본 비중은 2018년 34.4%에서 2022년 24.9%로 9.5%p 줄었다. 다만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대일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일 경제계의 협력 의지도 주목할만 하다. 국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소부장 분야에서 양국간 협업 모색에 나선다. 일본 경제계도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라며 “좁아진 공급망 환경이 다시 넓어지면 양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한일 경제관계 정상화 흐름과 별개로 소부장 경쟁력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제조공장과 우수 소부장 기업을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인 클러스터는 약 710만㎡ 규모로 평택 생산단지(289만㎡) 보다 2.5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