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지표로 인플레 둔화 확인…韓美 통화긴축 페달 발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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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지표로 인플레 둔화 확인…韓美 통화긴축 페달 발 뗀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4.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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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물가상승률 안정세로...통화정책방향도 '경기'에 무게
"연준 5월 금리인상이 마지막"...한은도 3연속 동결 유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미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도 마무리 수순을 밟을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올거란 기대감에 긴축 유지를 고수하던 한국은행의 숨통도 트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 대비 5.0%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2월의 6.0%보다는 1.0%p 하락했고 월가 예상치(5.2%)보다도 0.2%p 낮았다.
3월 CPI 상승률 5.0%는 미국 물가 불안이 본격 시작된 지난 2021년 5월(5.0%) 이후 1년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써 미국 CPI는 9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해 6월 미 CPI는 전년동기 대비 9.1%로 최고조를 찍었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을 이끌었다. 전월 대비 기준 3월 CPI는 0.1%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2%보다 낮았다. 물가상승세가 꺾이자 시장에서는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인상폭이 0.25%p에 그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 FOMC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인 연 4.75~5.0%까지 인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에 떨어질 가능성보다 빨리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국제유가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5월 FOMC에서 마무리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5%까지 3.0%p나 급격히 올린 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숨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3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까지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가시화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수요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에는 3%대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과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미 CPI가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면서 한은도 다음달 금통위에서 3연속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통위원들이 최고금리 수준을 연 3.75%까지 열어두기는 했지만, 수출과 내수 동반 부진으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조정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는 고물가 지속과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이 10분기만에 -0.4%로 역성장했다. 이 총재도 "정보기술, 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한만큼 한은 내부에 경기둔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p 하향 조정했다. 올해 1월에 전망치를 0.3%p 내린데 이어 또다시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IMF는 지난해 7월, 10월, 올해 1월, 4월 등 4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 무게 추도 물가에서 경기로 옮겨갈 거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을 통해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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