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페루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펴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남미 순방을 계기로 한일, 한중,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며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는 입장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14~16일 페루 리마, 17~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페루에서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A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이 참석하는 비공개 대화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앞장설 것 천명할 것"이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페루 대통령이 주최하는 정상 갈라 만찬에 참석하고, 16일에는 APEC 회원국 정상만 참여하는 리트리트(비공개 자유토론)에 참석한다.
같은 날 오후부터는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페루 공식 방문은 취임 후 첫 중남미 국가 양자 방문이다. 페루는 한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유일한 중남미 국가로, 이번 방문을 통해 방산·인프라·교역 투자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리마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한-페루 정상회담도 개최한다. 방산 협력 행사, 페루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의 명판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브라질로 이동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18일에는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한 후, 제1세션에서 기아와 빈곤 퇴치에 대한 한국의 구체적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19일 제3세션에서는 기후위기 극복, 청정에너지 전환, 그린 공적원조개발(ODA) 확대를 강조하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한국의 기여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APEC과 G20에서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정상회의 기간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 및 다자 회담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베트남, 멕시코, 브루나이, 일본 등과의 양자 회담을 조율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추가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은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고, 한-중 회담 역시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별도의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약속한 바 있는데,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적극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순방 기간에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만날지는 불투명하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트럼프 캠프 쪽에서는 인선, 중요한 국내 정책 어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