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험금 못 줘” 손해보험사 의료자문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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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험금 못 줘” 손해보험사 의료자문 껑충
  • 김경렬 기자
  • 승인 2023.04.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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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40% 증가, 비급여항목 심사 깐깐해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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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작년 손해보험사들의 의료자문이 늘었다. 비급여항목 심사에 깐깐한 잣대를 적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백내장 수술에 대한 보험금 지급 심사가 대표적이다.

18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5개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실시한 의료자문 건수는 모두 5만8855건을 기록했다. 2021년(4만2274건) 대비 39.2%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보험금 청구건 중 의료자문 실시율은 신한EZ손해보험 1.37%, 캐롯손해보험 0.42%, 하나손보 0.31%, AXA손보 0.26%, 농협손보 0.19%, MG손보 0.18%, 삼성화재 0.16% 등이다. 의료자문 건수의 증가는 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인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의료자문은 제3의 의료전문가를 찾아 치료 필요 여부를 묻는 일이다.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경우 활용한다. 보험금 청구 내용 중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진료가 의심된다면 의료자문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의료자문 후 보험금 지급하지 않은 건수도 늘었다. 작년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4193건으로 2021년 대비 2.78배 늘었다. 전반적인 보험심사 기준을 강화, 손해율 개선에 나선 셈이다. 결과적으로 손해보험회사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10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조3929억원) 대비 21.1% 증가한 수준이다. 합산 순익 4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의료자문을 두고 손해보험사와 소비자들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의료자문이 보험사들의 보험금 미지급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보험사의 의료자문 남발은 물론 자문 내용의 객관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017년 7월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자문 현황을 개재토록 지시했다. 공시 후에도 의료자문을 통한 지급거부 사례가 매년 증가하자 금감원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백내장 수술에 대한 의료자문이 늘었다고 반박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백내장 수술에 보험금을 지급해왔는데, 치료목적이 아닌 단순 시력 교정용 수술을 걸러내도록 지급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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