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비판 가세…金 "숨는 자가 범인, 철저한 진상조사"
李 조기 귀국 요청에도…송영길 22일 입장 표명 예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파문이 당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더좋은미래(더미래)'에 이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가 19일 성명을 내고 송영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향해 해당 사건을 낱낱이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당 내부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관련 의혹이 대형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의 심각성에도 송 전 대표가 프랑스 현지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당내 불안감은 커지는 형국이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미래'는 19일 "송 대표에게 정식으로 요청한다. 조기 귀국해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라"고 입장문을 냈다. 더미래는 입장문에서 "당 대표가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송 대표에게 조기 귀국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에도 불구하고,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 전직 대표로서, 또한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자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송 대표가 조기에 귀국하지 않고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가장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도 성명서를 내고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과 함께 당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민초는 "공개되는 녹취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라며 "송영길 전 대표님은 조속히 귀국하여 사건 실체를 밝혀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수사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최선을 다해 우리 당 스스로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여당에서도 공세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이날 '숨는 자가 범인입니다'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송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루는 이유는 범죄 의혹을 은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이 대표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송 전 대표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일에 더 과감하게 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 18일 대검찰청을 방문해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17일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간담회을 예고하며 조기 귀국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이번 의혹에 대해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부인한 바 있어 입장 표명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최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부총장이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2021년 4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와 통화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라고 말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