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고용시장 수요가 둔화하고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통합별관에서 ‘2023년 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모두연설을 통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긴장도(빈일자리율/실업률)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 0.34로 변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미국의 노동시장 긴장도가 0.86에서 1.57로 증가한 데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서 위원은 고용시장 긴장도와 근원물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고용시장 긴장도와 근원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3분기와 10월 정점을 찍고, 이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서 위원은 올해 노동시장 긴장도가 완화되면서 물가 압력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령화, 노동생산성 하락 등 고용 상황 변화로 인한 장기중립금리 상황은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이어 노동생산성 하락이 계속된다면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돌아가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노동시장 세미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이 ‘주요국 노동수급 상황과 임금상승 압력’을 주제, 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이 ‘노동 공급의 추세적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 차장은 “우리나라가 노동수급 상황을 토대로 볼 때, 임금·물가 상승압력, 지속성 등에서 미국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남성 전기고령층(55∼64세)을 중심으로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 전망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정익 한은 조사국 물가통향팀장이 ‘한국과 미국 노동시장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팀장은 한국과 미국 노동시장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미국보다 낮다고 전했다. 한국은 노동시장 상황의 긴장도가 미국에 비해 덜한데다, 노동시장 긴장도에 대한 근원 서비스 물가의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보다 덜하지만, 노동시장 상황과 근원 인플레이션 간 유의한 관계가 존재하는 만큼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이차 파급영향 등을 감안할 때 최근 우리나라의 근원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은 당분간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