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도용까지 발생해 보호책 모색해야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을 위해선 기술탈취 및 유출 방지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례가 증가하면서 그 과정도 점차 진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내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기업간의 거래 사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이 투자를 고려할 때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검토하는 과정부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전 투자에 의존하는 스타트업의 취약성은 더욱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 중소제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20년 기준 제조업 중소기업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수출 비중은 9%, 내수 비중은 91%를 차지하고 있다. 내수 매출 중 기업간 거래(B2B) 비중은 89.4%에 달한다.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비중이 크다는 점을 뜻한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주도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현장의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력 확보가 꼽힌다”면서 “운 좋게 신기술을 개발해도 대기업과 거래를 이어가기 전 단계에서 기술력을 보호할 방법은 선제적으로 시장에 이미지를 심는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 확보 이전의 아이디어도 탈취 대상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기업 기자회견’을 통해 다양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키우소를 운영하는 방성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와 분쟁 중이다. 방 대표는 지난 2020년 목장 관리 스마트프로그램을 출시한 이후 농협이 주최하는 농식품 창업 아이디어전에 앱을 출품했다. 농협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하지만 농협 측은 지난해 6월 방 대표의 서비스와 유사한 목장관리 플랫폼을 공개했다. MOU 단계에서 서비스의 상세 내용을 설명한 만큼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선보이는 벤처‧스타트업은 대기업 등의 자본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가졌다”면서 “인수합병(M&A)를 통한 엑시트가 아닌 기술 및 아이디어 탈취로 꿈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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