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일본증시로 몰려가는 ‘일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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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일본증시로 몰려가는 ‘일학개미’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5.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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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지수 올 들어 20% 상승…33년來 최고치
엔저 효과에 기업이익 개선 기대… 외인 매수세↑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닛케이지수가 3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올해 들어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일학개미가 늘어났다.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강한 내수시장에 힘입어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가 3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닛케이지수가 올해 들어 20%가량 상승하며 아시아 주요 증시 중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0일 닛케이255는 전날보다 94포인트(0.30%) 상승한 3만1328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4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틀 연속 버블경제 시기였던 1990년 7월 이후 약 3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는 이유는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화가치 하락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되자 일본 증시가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졌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은행이 강력한 엔화 방어 의지를 천명한 작년 10월 말부터 일본 증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엔·달러 환율은 여전히 중기 약세 영역인 140엔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 증시는 대부분 신흥국과 달리 통화 약세 국면에서 증시가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다. 31일 달러‧엔 환율은 139.55엔으로 마감했다. 지난 29일 장중에는 140.913엔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30일 일본은행(BOJ)과 재무성(MOF), 금융청(FSA)은 회동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강세는 엔화 약세 재개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회복, 여행 수지 개선, 전력 가격 인상,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대내외 호재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일본 주식을 적극 매수하고 있는 점도 일본 증시에 불을 지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020년부터 미쓰비시상사, 미쓰비시 물산, 이토추상사, 스미모토상사, 마루베니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주식을 사들였고 최근 이들 지분을 7.4%까지 늘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버크셔헤서웨이가 인플레이션 시대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라며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은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도 “워런 버핏의 일본 상사 추가 매입 시사가 최초의 재평가 동인을 형성한 가운데 거래소의 주주환원 공시 요구 이후 일본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증시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3년 닛케이평균 목표가를 3만에서 3만2500으로 상향했다. 강세 시나리오상으로는 3만3500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전망치가 유지된다면 연말까지 일본증시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4~5%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이나 일본기업의 실적 부진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아직 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환율시장 개입,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 수정 등 변화 조짐은 분명하다”며 “향후 미국과 일본 금리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고 엔화 매도 포지션 누적, 역대 최저 수준의 실질실효환율도 높은 변동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기업의 이익 반등이 없다면 일본 증시 수급 유입의 연속성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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