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서면 질문도 못 해…고양이 앞에 쥐 같아"
검찰청 앞에서 12일까지 '소환 조사 촉구' 1인 시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두 번째로 검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출입을 불허하면서 조사가 불발됐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의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면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자신에 대한 '돈 봉투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송 전 대표를 1층에서부터 돌려보냈고 송 전 대표는 청사 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의 김 여사와 최씨가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와 민주당의 돈 봉투 의혹 사건 수사의 형평성을 두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김건희 피의자는 소환조사도 안 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한다는 말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살아있는 권력 또한 검찰의 엄정한 수사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대표 등 주가조작 관련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사들이 김건희 여사와 증권회사 직원 간 통정매매 관련 통화 녹취록, 최은순과 증권회사 직원 간 녹취록, 권오수 회장이 최은순, 김건희 모녀에게 수시로 내부정보를 제공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런데 이정근 녹취록을 가지고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하고 국회의원 2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런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 고양이 앞에 쥐 같은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특히 송 전 대표는 "전두환·노태우 군사정부 때 검찰이 정치인들을 수사할 때는 최소한 여야 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며 "그래도 윤석열 정권하의 검찰은 아예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하는 고려말 무신정권의 머슴 노비, 사병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그동안 검찰은 여야 간 형평성 원칙을 갖고 사건을 다뤄왔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1억9000만원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도 300만원 한 건만 밝혀서 3명만 불구속기소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다"며 "그런데 윤석열 검찰은 자기들 주장으로 2년 전 9400만원 피의사실을 갖고 명확한 증거도 없이 위법 수집된 녹취록 증거만 갖고 어설프게 그림을 그리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전 대표는 지금이라도 검찰이 자신을 직접 불러 수사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검찰은 제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가 억지로 진술을 강요하고, 민주당을 이간질 시키고, 국회의원들을 구속영장 청구할 것이 아니라 저를 소환해 구속영장 청구를 해보기를 바란다"며 "검찰의 무소불위한 압수수색, 구속영장, 별건 수사, 증거인멸, 조작, 수사 지휘, 기소독점권에 대다수 국민이 겁에 질려 주눅이 들어 있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하에 정치기획 수사, 조작 수사로 피해를 본 모든 국민과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자진 출석 이유에 대해 "(검찰이) 매일 실시간으로 언론에 (혐의 사실을) 공표해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들어왔는데 한 달 반 동안 소환도 안 하고 소환 계획도 말도 안 해 준다. 제 반론권은 어디서 확보하나. 이럴 거면 왜 저를 언론을 통해 공표했나. 조용히 수사해서 준비됐을 때 불렀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검찰청사 앞에서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자신의 소환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12일은 국회 본회의에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는 날이다. 검찰은 이들 두 의원에 대한 신병 처리가 결정된 후 송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