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지지율 저조…집권당 이점 활용 '경제 성과' 관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으며 본격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여당이 총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지지층에 국한하지 않고 중도층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른바 '집권당 프리미엄'을 활용해 구체적인 경제 성과를 도출한다면 민심 잡기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임 100일인 오늘은 2024년 4월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정확히 300일 앞둔 날이기도 하다"며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에 따른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서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진영논리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올바른 인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등 나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은 흔들림 없이 결연히 나아가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김 대표 발언은 총선 승리를 통해 의회 권력 지형을 '여대야소'로 바꿔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정쟁에서 다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최근 여야는 다수석을 이용해 쟁점 법안들을 단독 처리하는 야당에 맞서 여당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대응하는 등 이른바 '거부권 정국'을 반복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핵심 지지 기반인 보수층을 뛰어넘어 중도·무당층 확장이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직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0%대 후반에 머무르면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민심 바로미터인 중도층의 경우 이 격차가 더 벌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 중간 평가 성격인 내년 총선 시점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처럼 저조한 흐름을 보인다면 국정 운영 동력 상실은 물론, 야당과 대결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당도 지지율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 지도부가 '친윤'(친윤석열)계인 탓에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민주당 역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코인 의혹' 등에 수도권과 젊은 층 등 민심이 이탈한 만큼 여야 모두 중도·무당층 확장이 승리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서 외연 확장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무당층 확장에서 관건은 '경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4개월째 경기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고물가·고금리와 지정학적 불안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민생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중도층의 경우 보수나 진보층과 달리, 정치 이념보다는 정책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구제적인 경제 성과를 도출한다면 이들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실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집권당 프리미엄'을 활용한 '경제 정책' 추진을 꼽고 있다. 대통령이 가진 큰 권한을 활용해 추진력 있게 정책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는 '경제 부흥 정책'이 여당의 필승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민의힘은 최근 김 대표를 중심으로 잇단 민생 행보로 외연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그간 지지 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며 "우리 당의 취약 지역, 취약 세대,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각별하게 챙기고, 더 자주 만나 뵙고 허심탄회한 바닥 민심을 듣겠다"고 피력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은 정부·여당의 ‘정권 안정론’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격돌하는 민심의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정쟁과 막말이 아닌 민생과 경제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능하고 소신 있는 일꾼을 선출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되리라 예측하고 있다.“내년까지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민생과 국가적 경제 대책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 지역에서 신망 있고 도덕적으로 검증된 인물을 선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흘러 내려온 구태의연한 사고방식 즉 국민을 기만하거나 선동하는 행태로 선거에 임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여야는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