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왕국 만들 생각 추호도 없어…대통령도 마찬가지"
"젊고 좋은 분들을 골라 수도권에서 바람 일으킬 것"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총선의 '검사 대규모 공천설'에 대해 "검사 공천은 없고 용산(대통령실)의 뜻도 똑같다"고 강조했다. 또 본인이 '총사령탑'으로 총선을 이끌 뜻을 분명히 하며 취임 후부터 당 안팎에서 나오는 '허약한 리더십'에 대한 지적도 일축했다.
김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한국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검사 공천'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검사 공천 없다"며 "제가 장담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 공천을 하겠다. 검사 왕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대통령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이번 총선을 이겨야 한다. 총선을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당연한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민심에 부합하는 인물의 공천, 그 뜻에 있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서로 간에 차이가 없다"며 "용산이 오더(주문)해서 낙점한다, 검사들이 마구마구 (지역구에) 박히는 일은 없다. 그만큼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가 이뤄져 있다"고 덧붙였다.
공천룰 개정에도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공천 때만 되면 당헌·당규 개정이 첫 번째 화두로 떠오르지만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천하무적이고 무결한 제도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제도가 허술해도 운영을 잘하면 그 규정과 상관없이 결과는 우수하다. 저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인단 투표 50%+여론조사 결과 50%' 공천룰을 그대로 이번 총선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취임 한 달 만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이야기까지 나오며 사실상 당이 '용산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에 대한 지적을 적극 반박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진행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단연코 내가 총사령탑이 돼 선거를 지휘할 것"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는 당연히 구성할 것이고 필요하면 수도권 등 취약 지역에는 별도로 사령관을 내고 이분들에 대해서는 전권을 줄 수도 있지만 사령탑 역할을 (나와) 공동으로 하게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용산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지적에는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와 같은 말들은 수십 년 정치 역사를 관통해 왔던 용어"라며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심을 대통령과 행정부 사이에서 녹이는 게 여당의 숙명적 역할"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 공천부터 전략까지 본인이 그립갑을 쥐고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공천에 대해서 김 대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 욕구도, 우리 책임도 충족할 수 있는 젊고 좋은 분들을 골라보려고 여기저기 인재풀을 모으고 있다. 수도권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에 대한 질문에는 "친명계 혁신위원회 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면서 비이재명계의 반발을 사전 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실천 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