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투자‧취업 양극화 속도…외국인력도 제도 미흡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중소기업의 양극화 심화, 지역간불균형, 인력 소멸 등 복합적 삼재 위기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랜 기간 정부의 노력에도 피해가 증가하는 만큼, 돌파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이어진 위기론이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까지 거치면서, 양극화 심화를 불러왔다. 정부는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지만, 대외적 여건에서 문제가 비롯된 만큼 자체적인 경제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중추인 중소기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사태부터 발생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한계에 내몰리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기업 간 거래(B2B) 업체들도 경기 악화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 약 60%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278개사 중 중소기업에서 한계기업이 급증했다. 상장사협 분류 기준 중소기업 453개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곳은 지난해 1분기 227개사(50.1%)에서 올해 1분기 271개사(59.8%)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금융권의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한계를 보여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700개사는 지난해 4분기 15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체의 56%인 391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부터는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연체율까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됐다. 기업들의 투자와 취업이 수도권에 집중됐을 뿐 아니라 인력까지 수도권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이 모자른 것은 아니다.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에서는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제도를 활용한다. 고임금을 원하는 청년층의 유출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 제도 활용은 현재 인력 문제를 겪는 중소기업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지만, 제도적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면서 “실제 이직을 요구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태업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악순환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공급과 수요의 양극화는 중소기업계의 최대 고민거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시도별 1인 취업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취업 가구 증가분은 20만4000가구다. 지역별로 나눠보면 전체의 67.7%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지방에서는 인력을 원활히 수급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창원의 부품 공장 관리자는 “제조 라인에 근무하는 청년층은 연일 줄고 있으며, 기술을 요구하는 자리도 국내 인력의 고령화로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연일 구직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인근 공장들은 항상 구인난에 시달린다. 정부의 대책을 기대하기에 근로환경과 임금 등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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