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5명 중 1명이 의학계열 진학 희망
의대 선호로 과학고·영재고 진학률 하락… 기술인재 고갈 우려
의대 선호로 과학고·영재고 진학률 하락… 기술인재 고갈 우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 교사 P씨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자녀의 고등학교 입시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과학에 소질이 있고, 학업 성적도 좋은 아이가 과학고등학교 입학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P씨 부부는 자녀를 의사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당 과학고는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에 한해 교육비를 환수하는 방침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아이가 워낙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고 있어 P씨는 일단 입학은 허락하되, 사비를 들여서라도 의대로 진학할 방법을 따로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 제조업 사업장을 운영하는 L씨는 6년 전 고등학생이었던 자녀의 성적으로는 절대 의대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자녀를 미국 의대에 보냈다. 다만 해당 학교를 졸업 해도 한국에서는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없었다. 자녀는 학사까지만 마치고 회사 관련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L씨는 자녀가 한국에서 의사가 된 모습을 보고 싶었다. L씨는 또 유학원을 통해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미국 의대로의 편입을 알아보고 있다. 기술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전 세계 기업들은 기술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 풀이 의대에 집중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의대 입시 열풍이 수험생인 고등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 4월 중학생(1~3학년) 842명, 초등학생(4~6학년) 502명 등 총 1344명을 대상으로 목표 전공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중 21.6%(290명)이 의학계열이라고 답했으며,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23.9%가 의학계열이라고 응답해 중학생 20.2%보다 높았다. 현재 학원가에는 ‘초등 의대 입시반’까지 등장한 상태다. 교육부는 해당 학원의 편법운영과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