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정두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 해당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받자마자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공직선거법상 3개월 뒤 선고가 예정된 이 대표의 항소심 쟁점과 전망에 정치권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1심의 핵심 쟁점이었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인지 여부와 국토교통부의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압박 공문 등에 대해 증인과 자료를 보강해 항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 대표 혐의점에 대해 2년을 구형한 검찰도 1심 판결에서 무죄로 판단된 쟁점 사안들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맞불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점을 둘러싼 향후 쟁송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1심에서 이 대표가 지난 대선기간 중 김 전 처장과 함께 찍힌 '골프 사진'에 대해 "조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을 유죄로 봤다. 이 대표가 '사진 조작'을 주장한 것은 맥락상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선출직 후보로서 이같은 발언은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허위발언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측과 민주당은 재판부의 '확대 해석'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골프 사진 발언은 추후 항소심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 측 변호인단도 현재 이에 초점을 맞춰 근거자료와 반박 논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2021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용도변경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토부가 공문을 통해 직무유기 등을 문제삼으며 용도변경을 압박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로 봤다.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국감과 무관한' 발언으로 유권자 판단에 혼선을 불어넣은 만큼, 국회증언감정법과 별개로 적용돼야 할 사안으로 판단해서다.  반면 이 대표 측과 야당은 이 대표의 국감 발언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미진했다며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이 대표 변호인단은 이 대표가 국감 당시 '자의가 아닌 타의로' 백현동 관련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정황과 근거들을 추가 수집해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항소심에 대한 정치권 전망은 엇갈린다. 야권에선 항소심에서 이 대표가 '무죄' 또는 벌금형 100만 원 미만으로 감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여권에선 1심 중형 기조가 재심, 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법조계 출신인 '친명(친이재명)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1심) 양형이 그 정도까지 가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 했다"며 "정치 판결은 아니지만, 판사가 유죄의 예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판사에 대한 비난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항소심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재판부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의 한 법조계 출신 의원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은 보통 징역형 이상이 나오면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긴 어렵다"며 "감형이 이뤄진다고 해도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은 기정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기사회생을 도모하기엔 관련 정황과 혐의점이 뚜렷하다"고 봤다. 한편 현행법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항소심은 3개월 이내 선고가 원칙이다. 다만 이 대표 측이 추가 증인·증거 확보 등을 신청하게 되면 선고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