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박장범 KBS사장 후보자가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두고 했던 발언이 재차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는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박 후보자의 '조그마한 파우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후보자는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KBS 단독 대담 녹화 방송에서 김 여사가 받았던 명품가방을 "파우치","조만한 백"으로 지칭해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 부인의 수백만원대 금품 수수를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안으로 보이도록 만든 용어 선택 때문이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디올백을 디올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부른 후보자의 심정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심정 같은 것 아닌가"라며 "파우치 발언은 아부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김 여사가 받았던 명품가방과 같은 디자인의 상품을 공개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받은 가방과) 색깔이 다르긴 하지만 이게 조그마한 동전 지갑 정도는 아니다. 이걸 조그마한 파우치 정도로 폄하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이 정도 받는 건 아무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현 정부 판단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 후보자를 두둔했다. 박 후보자의 발언이 공영방송 보도윤리에 따랐다는 것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명품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특정 소비를 진작시키거나 중립성과 객관성에 위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파우치 논란은 단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운영·철학의 직결 사항으로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도 "명품이라는 말 속에 좋은 제품, 우수한 제품, 좋게 보이는 듯한 표현이 들어가 있어 공영방송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대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라며 자신이 발언하게 된 배경과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더해 야당은 박 후보자가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얼굴마담일 뿐 그를 움직이는 건 김 여사와 연관된 고대영 KBS 전 사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라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기정 비서관, 최재혁 비서관, 김동조 비서관이 박 후보자를 사장으로 옹립하기 위해 김 여사를 설득하고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한두 명한테 들은 게 아니다"라고 적격했다. 다만 박 후보자는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를 향한 KBS 사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제1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본부가 실시한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5%가 박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했다. 이들은 '파우치 대담'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한편 이날 박 후보자를 향한 도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박 후보자는 자녀 위장전입과 스쿨존 과속 위반, 연말정산 부모 공제, 과태료 미납 등 다양한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자는 해당 논란을 모두 인정하며 "명백히 잘못한 것이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