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공천 개정 시사…"국민 눈높이 맞춰 해결"
비명계 중심 반발 조짐…혁신 과정 계파 갈등 우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결의하면서 향후 혁신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공천룰 개정을 언급한 만큼 '공천'이 다음 혁신 대상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진통 끝에 나온 1호 쇄신안이 '반쪽 쇄신'이라고 비판받는 점에서 볼 때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공천룰' 혁신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 소속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결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혁신위가 지난달 23일 제안한 이후 25일 만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의원들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의총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혁신위의 1호 쇄신안에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윤리 정당을 회복하도록 정당한 영장 청구에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을 모두가 추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코인 의혹' 등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민심이 이반,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당 혁신위가 출범한 후 1호 쇄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제안했지만, 당내 이견과 계파 갈등으로 확대 조짐으로 보이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당을 향해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그리고 당의 위기에 대해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혁신위는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 당이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단서를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용 입장을 밝힌 만큼 다음 쇄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혁신위가 공천 규칙을 손볼 것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홈페이지를 개설해 국민 의견을 수렴 중인데 '공천룰'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국민이 원한다면 안 다룰 순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천과 관련해 계파 간 입장 차가 큰 만큼 자칫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때문에 공천룰을 비롯해 대의원제 폐지 등 혁신위 쇄신 과정에서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오는 21일까지 당원과 국민에게 혁신 제안을 받은 뒤 추가 혁신안을 발표하고, 당 쇄신에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혁신안은 '꼼수 탈당 방지' 등 당 신뢰 회복에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모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국회에서 '10대 공천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은 같은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의원에게 경선 득표율 50%를 감산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더민주회의는 "당 혁신위에 민주당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며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현역 의원 중 50%는 물갈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