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들어 주담대 1조원 급증...가계대출 4개월째 상승세
"심각한 상황 아니다"라던 한은도 한 달 만에 "큰 우려"
"심각한 상황 아니다"라던 한은도 한 달 만에 "큰 우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통화 긴축 기조 속에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한동안 잠잠하던 가계대출이 최근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나면서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이미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한 해 벌어들이는 국민소득으로도 가계빚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국내외 각종 조사에서도 상위권을 석권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금융권에선 과도한 가계대출이 가계 건전성과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동산·대출규제를 다시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증가 폭도 5조9000억원에 달해 1년9개월만에 가장 컸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감소했으나 4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도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3천억원 이상 늘어 금융권 전체로 4개월 연속 증가를 눈앞에 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최근 다소 오르는 추세인데도 계속 가계대출이 불어나 통화 긴축 정책의 효과에 대한 의문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으로 6월 말(678조2454억원)보다 3246억원 늘었다. 앞서 5월(677조6122억원)에 2021년 12월(+3649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 전월보다 증가(+1431억원)한 뒤 6월(+6332억원)과 이달까지 3개월째 증가세다. 세부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2조3397억원)이 20일까지 9389억원이나 불었다. 증가 폭도 이달 말까지 영업일이 약 열흘 정도 남은 상태에서 6월(+1조7245억원)보다는 작지만, 5월(+693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다만 신용대출(잔액 108조5천221억원)이 지난달 말보다 4068억원 더 줄었을 뿐이다.이 총재 자신도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단기적으로 급격히 조정하려고 하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PF 문제나 역전세난, 새마을금고 사태 등이 사례"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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