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가 지방하천 정비에 국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하천법 개정안'을 27일 의결했다. 여야가 수해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5+5 협의체'를 구성, 논의한 결과다. 다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도시침수방지법은 이날 처리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하천법 개정안을 재적 299인, 재석 250인, 찬성 249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기권표는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던졌다.

하천법 개정안은 국가하천의 수위 상승으로 영향을 받는 지방하천에 대해 국가가 하천공사를 하도록 하고, 그에 대한 재정 소요를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전국 하천의 87.8%인 지방하천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고 있으나, 지방 재정 및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국가하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홍수예방 등을 위한 하천관리 수준은 미흡한 상황이다.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26일) 환경법안소위원회에 이어 전체회의까지 해당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야당 측 환노위 간사인 이수진(비례)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하천과 국가하천이 겹치는 범위를 정해서 환경부, 행안부, 기획재정부가 같이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 통과로 인해 2020년부터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국고보조 사업에서 제외되며 발생한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개선될 전망이다. 또 홍수안전 확보가 시급하고 국가하천과 연계성이 높은 지방하천 구간 중 환경부장관이 고시하는 국가하천 배수영향구간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하천공사를 실시함으로써 조속히 홍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전날 하천법 개정안과 함께 국회 환노위 소위를 통과한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대방지대책법안(도시침수방지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를 이어간다. 제정안인 만큼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도시침수방지법은 도시침수방지대책을 마련하고 물 재해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총괄 운영을 환경부가 맡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환경부 장관은 홍수 예방을 위한 하천·하수도 공사, 도시침수 예보 등을 총괄하게 된다. 해당 법안은 다음 임시국회에서 재차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여야는 수해 복구 대책 및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5+5' 형식의 회의체를 구성에 지난 26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체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필두로 수해 관련 상임위원회 간사들이 참여한다. 여야는 8월 말까지 회의체를 운영해 여야 합의로 수해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마약류 중독자의 판별검사 및 치료보호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국가가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지정‧운영할 수 있게 한 감염볍예방법 개정안, 인천 5.3 민주항쟁을 민주화운동 정의 규정 예시에 추가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개정안 등이 큰 잡음 없이 통과됐다.

이태훈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