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연체율 ‘상승일로’…경착륙 경고에도 대출 확대
상태바
증권사 PF 연체율 ‘상승일로’…경착륙 경고에도 대출 확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8.10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개 증권사 잔고 2조원 넘어...당국, 리스크관리 주문
PF 부실 우려에도 7개 증권사 올 들어 신용공여 확대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며 금융당국은 리스크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며 금융당국은 리스크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부실 규모가 임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사들과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의 관리와 손실흡수능력 확보 등을 위한 논의에 나선 상황이다.

10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 3.37%, 2021년 말 3.71%에 비해 10%포인트(p) 넘게 급등했고,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해도 5.5%p나 오른 것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3월말 기준 5조2935억 원으로 2020년 5조2107억 원에서 2021년 4조5544억 원, 지난해 말 4조4866억 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연체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8404억 원으로 2020년 1757억 원, 2021년 1690억 원, 지난해 말 4657억 원 등 급격히 불어났다. 특히 연체기간 3개월 이상의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이 증권사 부동산 P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5.5%(2877억 원), 5.7%(2591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14.8%(6638억 원)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3월말 19.8%(1조468억 원)까지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이 증권사 PF 리스크가 우려됨에 따라 20일 국내 증권사들에 PF 연체율 관리와 해외대체투자 상시점검을 주문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부동산 경기회복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 모두가 긴장감을 갖고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제출받아 점검하고,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순자본비율(NCR)과 유동성 규제체계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증권업계 리스크관리체계 강화를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는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응방안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 조치를 통해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오히려 부동산 PF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연합인포맥스 단말기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25개 증권사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20조6579억원으로 연초 21조4563억원 대비 3.72% 감소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 비용 및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가 불거지자 증권사들이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상각 확대는 물론 신규 영업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모든 증권사가 부동산 PF 규모를 줄인 것은 아니었다. 25개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KB증권·메리츠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한화투자증권·신영증권 등 7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규모는 연초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KB증권의 경우 부동산 PF 신용공여 증가폭이 컸다. 8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2조4425억원으로 연초 대비 25.68% 뛰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기간 14.66% 증가한 2조2182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은 2조2328억원으로 10.77% 늘었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중 대부분이 매입확약이라는 점에서 일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 증가는 우려를 낳고 있다. 매입확약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못 갚거나 차환할 금액이 모자라면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하는 구조로, 증권사가 부담해야할 위험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부실 걱정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과도한 우려라는 분위기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는 데다 부동산 PF 연체규모 등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 위험이 크다고 해서 관련 인력들이 다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물론 사업성이 우수한 곳, 선순위 위주 투자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