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과 시너지 내는 방향으로 사업다각화”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경영 환경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업종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계는 뷰티 카테고리 강화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예술산업 간 협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이커머스 업계 온라인 뷰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뷰티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국내 뷰티·퍼스널 케어 시장 규모는 128억달러(한화 약 17조1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립스틱 등 스몰 럭셔리 제품은 2021년 4억4800만달러(5980억)에서 지난해 5억6700만달러(7571억)로 26%까지 확대됐다. 특히, 소매판매액 기준 뷰티·퍼스널케어 시장 내 이커머스 비중은 4.5% 수준으로 성장 잠재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쿠팡은 올 하반기부터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내세우고, 국내외 16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롯데온도 지난해 4월 오픈한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통해 100여개가 넘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SSG닷컴은 뷰티 전문관 ‘먼데이문’을 통해 인기 명품 뷰티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으며, 컬리도 지난해 11월 론칭한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를 운영 중이다. 올 초엔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인구 고령화 추세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추산된다.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3년 만에 약 25% 성장했다. 2030년에는 2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건강 사업 분야를 ‘CJ웰케어’로 분리해 독립 운영 중이다. 6월에는 헬스케어 기업 ‘블루앤트’와 MOU를 맺고,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8월 건기식 전문 스타트업 ‘빅썸’의 지분을 53% 인수한 바 있다.
hy는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와 ‘아쉬아간다 추출물(Shoden)’을 개발해 지난달 해당 원료로 만든 ‘수면케어 쉼’을 출시했다.
유통업계도 건기식 제작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2021년 프리미엄 건기식을 지향한 브랜드 롯데마트도 식품, 미용 자체 브랜드(PB)인 ‘해빗’의 제품군을 건기식 분야로 넓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가 운영하는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지난달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건강기능식품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미술품 전시 및 작가와 협업을 통한 아트사업을 확대 중이다. 아트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브랜드인지도 상승은 물론 매출 증진을 위해 오프라인 마케팅도 함께 진행할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2023’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전시 현장에서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를 운영해 VIP 고객들을 맞는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월까지 ‘보통의 우리에게’라는 가을 테마로 앤디 리멘터·아방·카아민 등 세 명의 작가들이 일상 속 아름다움을 표현한 예술작품을 바탕으로 백화점을 꾸민다.
이 밖에도 신세계면세점이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으로 예술과 디지털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 ‘V그루브(Groove)’ 및 인터렉티브 체험 공간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저출산 등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미래 먹거리를 통한 캐시카우 찾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유통업계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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