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최근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해 디지털전환(DX) 분야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IP 범주에 포함되는 국내 주요 기술, 특허 등에 관한 해외유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민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진 실정이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2018~2022년 5년간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93건에 달하고 이로 인한 피해규모가 25조원으로 추산됐다. 건당 2688억원 꼴로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큰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이 비밀보호서약서 작성, 퇴직자 관리 시스템 등 수단을 통해 영업기밀 유출 방지에 힘쓰고 있지만 유출 사건을 근절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산업기술을 비롯한 국내 주요 자산인 IP를 보호하고 유출 피해를 막기 위해 특허 출원 비공개, 전담 심사국 운영 등 사전적 대책과, 유출 시 처벌 강화 등 사후적 대책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현주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이 지식재산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호할 대책을 여럿 마련했지만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전・사후적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DX 기술이 IP를 보호할 수단으로 최근 떠올랐다. DX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조직과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DX에 쓰이는 디지털 기술은 업무 효율 제고, 사업관련 통찰 확보에 쓰인다.
이를 IP 보호에 활용하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호전략을 수립하는 등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하며 적합한 솔루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민간에서는 IP가 적용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공될 때 관련 코드가 노출되지 않도록 잠그는 등 각종 IP 보안 솔루션이 제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IP를 침해하는 것보다 보호하는 과정을 더욱 손쉽게 만들어 이를 확산하는 것이 기업과 정부에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IP를 둘러싼 시장 환경이 신기술의 확산, 발전으로 더욱 복잡다단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지키기 위한 수단도 더욱 고도화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IP를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IP를 보호하는 방식에 대한 혁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