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희 "상대방 속이고 보자는 교활한 사기 행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5일 예정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불참을 시사했다. 표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청문회 일정을 의결했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지속해서 터져 나오며 여론이 악화하자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청문회 일정을 단독 의결하고 증인도 단독으로 의결한다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여성가족위원회 차원에서 정상적인 청문회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청문회) 일정도 당초 우리가 5일에 하자고 주장했는데 (민주당이) 6일에 하자고 했다가 5~6일 이틀 하자고 했다. 결국 5일 단독으로 할 것 같으면 같이 합의 처리하면 얼마나 좋나"라며 "(야당이 일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고 국회가 정말로 황당한, 막가자는 것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일 처리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청문회를 굳이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우리 의원들의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국회 여가위 여당 간사인 정경희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랬다저랬다 날짜를 바꿔가며 시간을 끌다가 논의 한번 거치지 않은 증인을 일방통행으로 의결하고 비난의 화살은 국민의힘으로 떠넘겼다"며 "과연 이것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여야 협상이라고 할 수 있나, 일단 상대방을 속이고 보자는 교활한 사기 행위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속이고 밀어붙이고 틀어막으며 의회 폭거를 계속하는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의힘은 일방적, 위법적으로 의결된 청문회에 결코 임할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민주당은 여가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요구의 건, 인사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를 개최하려 한다고 반발하며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의 청문회 보이콧 시사 이유로 민주당의 일방적인 청문회 일정 결정을 들었지만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사실상 방어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심각한 민심 악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민심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인사 문제는 늘 중요하다"며 "본인들도 해명, 설명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라디오에서 "지금 언론이 제기했던 모든 의혹이라는 게 다 사실로 드러났다"며 "최근 민사 판결문이랑 이런 걸 봤는데 자진 사퇴하시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3년 위키트리 운영사인 소셜뉴스의 주식을 백지신탁 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주식 파킹'을 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거짓 해명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13~2019년 위키트리 경영 관여 의혹과 배임·일감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2012년에는 "너무 가난하거나 강간을 당해 임신을 원치 않을 경우에도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