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배터리 주목…수익성 축소 식품 외 캐시카우 발굴
유망기업과 협력 및 합작법인 설립 등…기술 국산화 고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2차전지’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2차전지는 방전된 이후 충전을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로, 2020년부터 친환경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다. 미래고부가가치 첨단전략산업 관련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식품사업 외 캐시카우를 발굴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제조기업으로 알려진 동원그룹, 삼양그룹, 농심 등은 최근 2차전지 사업 진출 및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동원그룹은 적극적인 M&A와 신규 투자를 통해 2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동원참치’를 담는 알루미늄 캔 등을 생산하는 동원시스템즈는 포장재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핵심 부품을 생산하며 첨단 종합소재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2020년 11월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산사업장에 약 25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을 증설한 데 이어 세계적인 알루미늄박 생산 기계 업체인 독일 ‘아켄바흐’로부터 총 351억원 규모 광폭 압연기를 추가 도입했다. 2차전지용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 라인이 5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 2021년 3월 2차전지용 캔 제조업체인 엠케이씨(MKC)의 지분 100%를 156억원에 인수, 2차전지용 캔 사업까지 진출했다.
아산사업장 내 연면적 5062평 부지에 약 585억원을 투자해 21700 규격(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 캔과 4680 규격(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캔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구축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초고강도 양극박을 개발해 양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초고강도 양극박에 대한 제품 승인을 완료하고 국내 주요 이차전지 제조업체의 공급사에납품을 시작했다.
삼양그룹은 반도체, 2차 전지 등을 그룹의 핵심 스페셜티 사업으로 낙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스페셜티와 글로벌 중심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삼양그룹의 화학, 식품 계열사 삼양사는 복합소재 전문기업 한국화이바와 전기차용 친환경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삼양사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컴파운드(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한 제품) 소재를 한국화이바에 공급하고, 한국화이바는 이를 활용해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 케이스를 개발하게 된다. 삼양사가 폐어망을 재활용해 생산하는 플라스틱 컴파운드는 물성이 떨어지는 재생 플라스틱의 단점을 컴파운딩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일반 플라스틱과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삼양그룹이 자체 개발한 화이트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친환경 전기차 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이소소르비드를 이용한 생분해성 폴리카보네이트 개발과 이를 이용한 자동차용 내장재 부품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기모터 생산에 필요한 친환경 접착제도 개발해 양산 중이다.
전기차 방열 솔루션 전문기업인 나노팀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열관리소재 개발에도 나섰다. 양사가 개발하기로 한 열관리소재는 이소소르비드에 친환경 열관리소재 전문기업인 나노팀의 개발 기술력을 합친 친환경 바이오 열관리소재다. 이번에 배터리용 열관리소재 분야까지 진출함으로써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농심그룹의 포장재 전문기업인 율촌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 법인 ‘얼티엄셀즈’와 약 1조4871억원 규모 2차전지용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iBP(Lithium-ion Battery Aluminum Pouch) 부문의 신규 공급계약과 신규시설투자(증설) 등을 통해 신성장 모멘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이의 핵심 중 하나인 2차전지 기술의 국산화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산업계 주요한 과제가 됐다”며 “향후 2차전지를 비롯한 친환경 제품 개발로 고수익 사업모델을 고도화해 사업 전반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