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4분기 상장기업 10곳 중 4곳의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업황 개선이 예고된 반도체 기업의 실적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45곳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42조4316억원으로 1.6% 줄었고 순이익은 30조3422억원에서 29조3342억원으로 3.32% 감소했다. 매출 전망치는 641조1465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보다 0.18% 증가했다.
이 기간 4분기 매출 추정치가 줄어든 곳은 38.4%(94곳)로 집계됐다. 추정치가 늘어난 곳(80곳)보다 많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7조9093억원, 1조8961억원으로 11.56%, 82.53% 감소한 수치다. 감산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1~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에 머무른 바 있다.
대신증권 위민복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업황 바닥이 확인됐다”며 “3분기 실적 개선의 강도는 아쉽게도 기대 이하이지만 업황 회복의 가장 강력한 근거인 디램 계약가 반등이 예상되는 점이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4분기 매출 전망치가 소폭 줄었고 영업적자 규모는 한 달 전보다 약 1500억원 늘었다. 롯데쇼핑과 휠라홀딩스도 이 기간 순이익 전망치가 각각 23%, 42.2% 감소했다.
신작 부진에 따라 게임업체는 4분기에도 실적이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넷마블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에 비해 157억원에서 191억원으로 늘었지만 순적자는 268억원으로 전망된다. 넥슨게임즈의 실적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영업이익이 -30.0%, 순이익이 -45.5%로 크게 줄었다.
해외에서 수주에 나선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개선됐다. 한전기술과 한전KPS는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신규 원전 수주에 나섰다. 한전기술의 4분기 영업이익은 7.8%, 순이익은 16.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전KPS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4.3%, 18.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재건과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인프라용 건설기계를 납품하는 HD현대건설기계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한 달 전보다 29.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