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1983년, 남녘 도시, 고등학교를 질풍노도 처럼 통과한 이들의 이야기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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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1983년, 남녘 도시, 고등학교를 질풍노도 처럼 통과한 이들의 이야기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1983』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3.10.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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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소설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1983'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  우정을 다짐한 세 청춘의 다사다난했던 1983년
  • "정의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었다."
1983년, 고등학교 2학년인 재용과 열은 같은 반 껄렁이들에게 시달리던 현준을 만난다. 재용과 열은 현준의 부탁으로 욕도 주먹도 없이 단숨에 껄렁이들을 제압한다. 이를 계기로 재용과 열은 친구가 되어 달라는 현준을 받아들여 어울리게 된다.
세 친구는 정의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라 간주하며 노도와 같은 고등학교를 질풍처럼 통과한다. 도원결의를 맺은 그들은 열혈 고딩들의 우정과 사랑, 자고 나면 전설이 되는 일진들의 맞짱 따위의 사건 사고를 함께 겪으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간다.  박재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사람에게는 친절하게 1983》은 1980년대 광주가 배경이다. 당시 고딩들이 겪은 활화산 같은 일탈과 성장통, 학교와 담장 밖의 생활사가 언죽번죽 이어진다. 책은 나관중의《삼국지》주요 인물과 사자성어를 차례 소제목으로 삼아 소설을 구성함으로써 독자에게 전개의 포석을 깔아주는 것도 재미있다. 세 친구가 우정을 다짐하는 첫 장 도원결의에서부터 갇혀있던 용이 바다로 들어간다는 의미의 곤룡입해까지 소설은 세 친구의 만남에서 고교 졸업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이어간다.
박재현 작가의 문우인 박시우 시인은 이 소설의 추천사를 통해 "소설은 80년대 지방도시 고딩들의 좌충하고도 우돌하는 고교 관통기이다. 설핏 보아 학원 폭력물인가 싶더니 웬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글로 풀어 놓은 듯 80년대 광주와 광주 사람들의 토종문화와 모듬살이가 선연하다. 소설 삼국지의 주요 인물과 사자성어를 소제목으로 삼아 구성한 것도 재미와 생각거리를 더한다."고 상찬한다.  이창호 전문기자 역시 추천사에서 "작가가 작중 인물의 한 명으로 겪었을 법한 이야기는 과장이 없는 리얼 액션이다. 간은 세지만 MSG를 치지않은  남도 한정식 맛이다. 독자들은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그 시절 그 친구들에게 오랜만에 '친절하게' 전화를 돌릴 것이다. 졸업식을 마치고 중국음식집 2층 후미진 방에서 함께했던 우리들의 열이와 재용, 현준, 재덕, 득수, 그리고 기현, 병구, 계중에게..."라며 성장소설로서의 가치에 주목한다.  챕터 마지막을 장식하는 팝송 가사도 그 시절 그곳으로 독자를 데려가는 타임머신이 된다. 작가의 소설 챕터를 마치 팝송 가사로, 산문을 운문으로 축약한 듯 내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젊은이들아, 오늘 밤은 자유로워져라. 시간은 너희 편이야./사람들이 너흴 무시하지 못하게 해./사람들이 너흴 밀어내지 못하게 해./너희 관점을 바꾸게도 두지 마./젊은이들아, 자유롭게 달려라. 자유로워져 자유롭게 사는 거야.--  ROD STEWART 11번째 정규 음반(1981년) 〈Young turks〉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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