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여성 범죄 피해자 및 청소년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여성가족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폭력방지 및 폭력피해자 지원 예산을 132억원 감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여가부에서는 53억원 밖에 감축한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보면 여가부 권익증진국의 총예산은 53억원 감액한 것이 맞지만 여성폭력방지 및 폭력피해자에 대한 예산은 132억원이 감축됐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실제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이 사업의 평균 참여 인원이 7000명이 넘는다. 집단 상담 또는 개별 상담 운영 실적도 연평균 1만5000건이 넘는 상황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어 가정 폭력 가해자를 교정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함에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여가부는 당초 관련 범무부 및 법원행정처로 업무를 일원화했다고 밝혔으나 이같은 방안조차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여가부는 교정 프로그램을 법무부로 이관했다고 했으나 법무부는 한 언론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예산이 없을뿐더러 여가부와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범죄 피해자 관련 외에는 없다고 밝혔다다"며 "그제야 여가부는 법원행정처라고 설명했으나 행정처 또한 관련 공문을 수령한 바는 있으나 회신한 바는 없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두 기관과 유선으로 통화해 안내했다"고 답변했으나 양 의원은 "결국에는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은 공중에 붕 떠버린 상태"라며 이를 반박했다.
양 의원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이 전체 중고등학생의 11% 정도가 된다. 그러나 그 아이들 중에서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받는 이들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이것을 지원하는 금액을 전액 삭감했다"고도 덧붙였다.
여성 및 가정 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청소년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여성가족부의 역할임에도 이를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작년 가정 폭력이 22만5000건 신고가 됐고 성폭력이 4만건 발생했다. 스토킹 등은 합해서 10만건 정도의 신고가 들어왔다"면서 "여성 폭력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에도 피해자 의료비 지원과 시설 운영 지원 등을 왜 삭감했는가"고 물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이에 "많이 보호 시설을 방문해 보니 그러한 시설에 모여 있는 것 자체를 불편해한다"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이를 다른 형태로 조정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다.
용 의원은 이에 "그렇다면 전환의 대책들이 마련된 이후에 예산이 삭감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장관의 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예산이 이렇게 삭감되는 것은 해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만일 기획재정부가 여가부의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아 사업 예산을 변경하거나 삭감할 것을 요청했다고 하더라도 여가부는 폭력 피해자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그러나 몇몇 사안에 대해선 기재부가 삭감을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여가부가 스스로 삭감하기도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야당에서는 여가부가 건전재정에 따라 부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 삭감을 한 측면이 있다며 비호에 나서기도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의 내년 예산안 삭감에 대해 여러 우려가 있었고 그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여가부 입장을 보니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 사업을 통폐합했고 보조 사업 효율화에 따른 것으로 피해 지원책에 관한 예산은 확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