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수개월간 지연됐던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들이 최근 잇따라 처리되면서 부동산업계에서는 졸속행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간 여야 갈등 속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부동산 관련 법안 처리가 총선을 앞두고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회 국토교교통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을 의결했다. 향후 국회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만 통과하면 본격 시행된다.  이번에 통과된 재초환 개정안은 작년 9월 국토교통부가 완화안을 발표한 이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해 11월 대표발의 하며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그간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함에 따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제시됐으나 그간 지지부진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대표가 3월 24일 대표발의한 이후 13개 법안이 제출되는 등 워낙 내용이 방대하고 특혜우려도 있어 처리가 지연됐다.  당초 연내 통과가 불발될 경우 총선 국면에서 법 개정이 백지화될 수 있단 우려까지 나온 만큼, 그간 여소야대 국면에서 시간 끌기를 지속하다 선거를 의식해 처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른바 반발이 적고 표심을 잡을 수 있는 법안들은 대거 국회 문턱을 넘은 반면,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는 법안들은 계류되며 이같은 비판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일례로 중대 이슈로 꼽히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위한 법 개정안은 표류 중이다. 각 지지층을 의식한 법안 발의는 지속됐다. 정부 여당이 제시했던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대거 국회 문턱을 넘은 가운데, 민주당도 질세라 11월 말 건설노동자의 적정임금제 도입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에 팔을 걷어붙였다. 적정임금제는 다단계 도급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설근로자 임금 삭감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발주자가 정한 금액 이상으로 임금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신규수주에 애를 먹는 상황에서 사업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회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속하다 졸속처리 한 것이 아닌가"라며 "법 발의도 충분한 논의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경우 역효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