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림플레이션 본격화에 ‘OTT 망명’ 떠나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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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림플레이션 본격화에 ‘OTT 망명’ 떠나는 소비자들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12.1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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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베이식 멤버십 판매 중단…유튜브도 구독료 43%↑
요금 부담에 일각선 불법 스트리밍·VPN 우회 등 꼼수도 횡행
저작권 침해 등 2차 피해 우려…OTT 국가별 구독료 편차 개선 목소리
글로벌 빅테크 스트리밍 기업들의 콘텐츠 구독료가 줄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콘텐츠 이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글로벌 빅테크 스트리밍 기업들의 멤버십 서비스 구독료가 나날이 오르고 있다.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트림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이용 부담이 커지자 '콘텐츠 망명'을 떠나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

13일 스트리밍 업계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최근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월 구독료를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2020년 9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인상으로, 무려 42.6%의 인상폭이다. 기존 회원의 경우 다음 결제일부터 인상된 가격을 내야 한다. 구글코리아 측은 인상 이유에 대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개선하고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일부터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추가 계정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 동시 접속할 경우 기존 1만3500원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1만8500원을 내야 한다. 최근에는 월 9500원의 '베이식 멤버십'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려면 최소 월 1만3500원의 '스탠다드 요금제'를 가입해야 한다. 사실상 구독료가 4000원 오른 셈이다.

이처럼 스트리밍 업체들의 줄인상이 이어지자 소비자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용자 중 상당수가 2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동시 가입된 복수 사용자들임을 감안하면 월 구독료 부담이 최대 2배 가량 커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소비자들이 이용 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각종 편법과 꼼수로 대응하면서 저작권 침해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국적을 일시적으로 바꾸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인도, 튀르키예 등 저렴한 요금제가 적용되는 국가로 IP를 변경,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OTT 망명’은 스트리밍 이용 약관에는 위배되지만, 불법은 아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용 방법과 후기가 공공연하게 공유될 뿐 아니라 아예 다른 나라 계정을 편법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대행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김지윤(29)씨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경우 동영상 시청 전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고, 유튜브 뮤직도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감안하면 쉽게 끊지는 못할 것 같다"며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찬데 스트리밍 이용료 나가는 지출도 커지면 어쩌나 싶어 이집트나 튀르키예로 IP를 우회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불법 스트리밍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제2의 누누티비'라 불리는 불법 동영상 사이트에 지난달 접속 횟수가 약 1950만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350만회에서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사이트 외에도 포털 및 텔레그램 등지에서는 'OO티비'라는 이름의 불법 사이트 우회 접속 링크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마다 이용 요금을 차별하고, 그 가격을 지나치게 인상하는 글로벌 OTT의 요금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들은 국가별 물가 수준에 맞춰 각각 다른 가격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은 줄고 부담은 늘고 있어 구독료 편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튜브는 한국을 제외한 42개국에서 가족 멤버십을 제공 중이고, 일부 국가에서는 60% 할인된 학생 멤버십도 운영한다"며 "한국은 개인 멤버십 단 한 종류만 운영 중이다. 사실상 선택권 제한과 차별이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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