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날이 갈수록 청년 문제가 사회의 불치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 할 능력이 있어도 취업하지 않는 ‘니트족’이 늘었다.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지인들의 삶을 자신과 비교할수록 좌절감을 맛 보는 청년들이 증가한 결과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고립은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힘든 상태, ‘은둔’은 사회활동을 하지 않은 채 거주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상태를 뜻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19~39세의 3만3000여명 가운데 2만1360명이 최종 응답을 마쳤다. 최종 응답자 가운데 60%에 가까운 1만2105명이 위험군으로 식별됐고, 2차 조사 등을 통해 1903명이 도움을 공식 요청했다.
연령별로 보면 25~29세(37%), 30~34세(32.4%)에서 고립·은둔청년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이중 대학교 졸업자(75.4%)가 가장 많았다. 응답자 75.7%는 자신의 경제 수준을 ‘하층’으로 여겼고, 가족 전체를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54.3%)도 절반을 넘었다. 지난 1주일 동안 1시간 이상 소득 활동을 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7.2%였다. 고립 청년(67.6%)이 은둔 청년(31.6%)보다는 그 비율이 높았다.
정부는 청년층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 가장 부담을 느끼는 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준비에 분주하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은 청년층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이 크다.
최근 몇 년간 사회적인 문제는 SNS에 나오는 내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단어가 부상하면서, 청년들은 SNS상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모양새다. 자신의 일상을 주위 사람들에게 단순히 알리거나 공유하는 SNS의 기능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구직난도 이러한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제다. SNS에서는 고임금을 벌어들이는 지인들이 자신의 호화로운 삶을 게시한다. 통상 연예인과 사회적 명성을 가진 인물들보다 가까운 지인들의 일상에 부러움을 가지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순하게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SNS를 넘어 다른 이들에게 자랑하는 용도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긍정, 부정적인 요소를 모두 가진다. 타인의 삶 속에서 부러움을 동력으로 성장을 자극받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더욱 위축되는 이들고 많기 때문이다. ‘나는 저렇게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한다는 뜻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수준에 맞추려면, 모두 풍족한 사회가 현실화돼야 한다. 상대적 박탈감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부유해도 자신보다 여유로운 사람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SNS의 순기능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기능 작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영국 축구계의 역사를 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말했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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