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흉기 피습으로 민주당 지도부 일정도 중단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신년 인사회에 올해도 야권이 불참하면서 새해부터 정치권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방침에 참석 여부를 재검토하던 중 이재명 대표가 피습 당했다.
정의당도 거부권 행사 문제를 거론하며 불참을 결정했다. 특히 야권이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해 이를 '정치 테러'로 규정,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이어 올해 초부터 팽팽한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대체로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신년 인사회에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게 문제다.
우선 민주당은 2일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불참이 확실시 된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방문 일정 중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다치면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서울대병원으로 재이송됐다. 현재 이 대표 상태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를 비롯해 홍익표 원내대표도 피습과 관련 당 차원 후속 조치 등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민주당은 3일 신년 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한 쌍특검에 대해 즉각적인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참석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이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권양숙 여사와 식사 자리 이후 "거부권과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너무 명확한 입장을 밝혔고, 그 부분이 굉장히 실망스럽기 때문에 신년 인사회 참가를 재검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함께 특검법을 발의한 정의당도 일찌감치 신년 인사회 불참을 밝혔다.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대통령실에서 거부권 행사를 강행할 계획이기에 다음 달 3일 예정된 청와대 영빈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특권 비리의 실체 규명을 요구하는 민심에 역행하는 거부권 행사를 단념하길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야권은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을 놓고 '정치 테러'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해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력 대권주자이자 제1야당 당수를 향한 공격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하며 '정치 테러'의 진상이 속히 밝혀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의 피습 소식을 보고 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를 위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