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총선이 세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병립형 회귀' 및 '연동형 유지' 등을 놓고 내부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등으로 인해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선거구 획정과 관련된 합의를 우선 진행한 이후 비례대표 선거제에 대해 여야 조율에 나서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재까지도 '병립형 회귀'와 '연동형 유지' 양쪽 가능성을 모두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오전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각각의 선거제 방안을 주장하는 전문가 패널들을 초청해 '선거제도 긴급 2차 토론회'를 여는 등 내부 고심이 지속되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병립형 회귀' 시 '정치 퇴행'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면서도 "'연동형 유지'를 선택할 경우 현실적으로 위성정당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우선 선거구 획정부터 국민의힘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구 변경 가능성으로 인해 예비후보들이 제대로 된 선거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연동형 유지' 방안이 당론으로 정해졌을 경우 이른바 '비례연합정당'을 꾸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는 여당과 '위성정당 방지법' 등의 합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녹색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등의 야당들 및 시민단체 진영과 지난 2020년 총선 때처럼 비례용 플랫폼 정당을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경우 과거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 등만 참여했던 '더불어시민당'과 달리 더욱 다양한 정당에 의석을 할당함으로써 '민주당 독식' 이미지를 쇄신하고 여당의 의석 '어부지리'를 견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현재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인해 회복 중인 상황에서 일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회복하는 1월 말까지 관련 논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선거제 당론 결정 역시 1월 말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를 표방하는 신당들은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추진이 구체화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비판하며 '가능성 차단'에 나섰다. 이날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민주당 발(發)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사실상의 비례위성정당"이라며 "구시대적인 민주대연합과 통합진보당식 야권연대가 부활하여, 진보정치는 또 다시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자처한다"고 발언했다. 또 그는 정의당 등의 진보진영이 '민주당 주도 반윤연대'에 참여하는 것이 "같은 진영이라면 윤리의 타락, 정책의 실패를 모두 눈 감는 퇴행"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