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18일 국힘 의총서 '시스템 공천' 거듭 강조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총선 출마 사실을 직접 알린 것에 대해 '낙하산 공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외 비판이 일고 있다.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이 당의 시스템 공천 절차대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당내 리더십 구축을 위해 한 위원장이 보다 명확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김경율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정한 절차대로 하고 싶은 생각이다. 특혜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김성동 마포을 당원협의회위원장을 이른 시일 내에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김 비대위원이 마포을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공개 발언하며 '사천' 논란이 빚어진 것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행사에서 "개딸 전체주의와 운동권 특권주의, 이재명 개인 사당으로 변질된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마포을의 정청래 의원"이라며 "이에 맞서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 평생 싸운 김경율 비대위원이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놓고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당내외 비판이 쏟아졌다. 이미 마포을 지역구에는 김성동 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내 마포 기반 정치인들이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땅한 마포 연고가 없는 김 비대위원의 출마 사실을 당 대표급의 한동훈 위원장이 직접 알린 것에 대해 공정성 시비가 붙은 것이다.
특히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원회가 전국 당협위원장 207명에 대한 일괄 사퇴 의결안을 의결하며 이러한 논란은 가중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공천의 형평성과 경선의 공정성을 위해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당협위원장은 본디 사퇴하도록 규정했지만, 신인인 김 비대위원의 입지 확보를 위해 비대위원회가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회의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위원장에게 '공천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원들은 신인 자객 공천을 위해 중진에 과도한 페널티를 주는 것 아니냐는 점, 자의적 판단에 의한 컷오프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반발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의총에서 한 위원장은 "이번 4월 총선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정말 이기고 싶다는 말씀드린다"며 "이번 총선은 누가 더 국민에게 절실하게 다가가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정말로 '특권 내려놓기' 정치개혁을 할 것"이라고 '사심 없는 공천'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 위원장이 비공개 비대위원회의에서 "시스템 공천은 우리 당에서 해보지 않은 놀라운 일"이라며 적극 추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당연직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특정인을 상대로 (전략공천을) 검토하지 않는다"며 "'이기는 선거'를 위한 것만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불만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어떠한 대응을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의총 등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23일 회의를 열고 보다 구체적인 공천룰에 대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