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과 대신 검찰 수사" 비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중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대담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야당은 사과 보다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달 말 특정 언론사와 신년 대담을 갖고 국민에게 국정 운영의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에 대한 의혹에 관해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방식을 놓고 '김치찌개 오찬'과 같은 다양한 소통 방식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대담 형식이 적합하다고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담에서 논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 및 특별감찰관 임명 등의 제도적 보완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의혹에 대해 김 여사의 책임보다는 당시 경위의 설명에 치중하며 국민 이해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부·여당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뇌물로서 수수한 것이 아니라, 선친과의 인연을 이용해 접근한 인물에게 불법 촬영 및 정치 공작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에 대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관련된 것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검찰 수사를 해야 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혹을 계속 방치하고 있고 마치 사과하면 끝날 것처럼 대통령실과 여당 측이 얘기하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법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자기들끼리 합의하면 법 적용을 예외로 한다 생각하나"라고 직격했다.
또 이전 김 여사의 재산 누락 논란을 언급하며 "이전에도 수천만 원짜리 보석을 해외 순방 때 착용한 것 때문에 논란이 되니까 지인으로부터 빌렸다는데, 빌린 것 자체도 문제가 된다. 뇌물죄가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여사가 지난해 7월 순방 도중 리투아니아에서 명품 매장을 찾아 쇼핑했다는 의혹도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송구하다' 하면 끝날 일을 호객 행위라고 또 거짓 해명을 하니까 거짓이 거짓을 낳았다"며 "그런 거짓이 반복되면 불법 행위를 자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짓과 불법을 아무렇지 않게 지금 대통령실이 자행하고 있고, 그것을 정부·여당이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말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봉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으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동료 시민 눈높이 정치 개혁' 긴급 좌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드렸던 말씀 그대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김 여사 의혹과 관련돼 "국민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사실상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