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제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오색찬란한 점퍼를 입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풍경이 한창이다. 그러면서 이 시즌 때마다 이슈가 되는 것은 아마도 '공천' 문제일 것이다. 해당 정당의 추천을 받은 그 정당의 공식 추천 후보가 되는 그 과정, 즉 공천 과정에서부터 선거는 매우 분주하며 시끄럽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고, 누구는 분노하는 여러 감정이 분출되어 그에 따라 각자의 정치적 향배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이번 선거에 청년후보들이 꽤나 적다. 적은 것인지 아니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받은 느낌은 청년정치가 잘 되어 있다는 우리 민주당도, 그곳에 소속된 청년정치인의 입장으로선 결코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고 평한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 특별당규 제16조 제4항 '청년이 후보자로 추천을 받고자 신청한 경우 청년 후보자를 포함한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본인이 보고 들은 이번 과정에서는 많은 청년들이 도전했으나, 소위 말하는 해당 지역의 적합도 조사에서 밀려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컷오프 당한 경우가 많다 한다. 물론 아니길 바란다. 또 다른 이유가 있길 바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만 본다면 사실상 이번 총선에서 우리 더불어민주당엔 청년 후보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공천이 확정된 청년으로 한정한다면 그 수가 더더욱 적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혁신이 부족했다고도 볼 수 있고, 아직도 우리 민주당은 청년들에게 자리를 내어줄 마음이 없는 선배들만 득실거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무례한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끝나기만을 기다려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당연히 내 소속 정당이 이기길 바라지만, 그 승리의 기쁨에서 우리와 같은 청년정치인의 위상이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후퇴했을지, 아니면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갔을지 말이다.
청년정치라는 말이 참 입에 담기 쉬운 말이면서도, 달성하기는 또 어려운 것인 것 같다. 조금 MZ스러우면 '청년'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질 않나, 아니면 꼭 경쟁이라는 장에다가 청년을 집어넣는다. 그렇게도 권한을 그냥주기 싫을까. 물론 청년정치는 언젠가 사라져야할 '기한이 있는 정치 어젠다'이다. 청년의 삶이 어렵기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이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는 당사자성의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청년정치의 개념이고, 그에 따라 본인도 청년정치인은 청년정치를 없애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년정치를 없애려면, 청년정치인들이 '나는 이제 청년 아니오'라고 외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불균형한 정치의 현장을 맞추기 위한 전폭적인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육성이 필요하다. 쉽게 학교를 생각해보라. 우리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주는가? 단순히 대학 잘 가도록 시험만 치는 곳인가? 그렇게 만들기 위해 여러 교과목을 만들어 국어부터 수학 그리고 예술과 체육과 같은 교양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를 교육한다. 이에 더해 양질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실을 개선하고, 심지어 건강을 위해 영양 높은 급식도 제공하지 않는가?
정치에서의 청년정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무도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우리 청년들만 요구할 뿐, 정작 아무도 이를 눈여겨보지 않는 듯 하다. 아직도 청년을 거수기, 소비재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요즘따라 다시 느낀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정치는 멀었다. 말로만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 하지만, 정작 제도권 안으로 청년을 들여보낼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역사적으로도 불합리한 억압은 아래에서부터 그 분노가 분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지나고 나면 아마 청년정치는 다른 시즌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우리와 경쟁하기 두려워하는 선배들과의 전면전을 준비하는 그런 시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