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다 쇄신’ 증권가 ‘장수 CEO’ 대거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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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보다 쇄신’ 증권가 ‘장수 CEO’ 대거 퇴진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3.12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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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박정림 등 여의도 이끌던 82학번 용퇴
IB·WM 등 각 분야 전문가 발탁...수장 세대 교체
최근 여의도 주요 증권사를 이끌었던 ‘82학번’ CEO들이 대거 퇴진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신 SK증권 대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장석훈 전 삼성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허남권 전 신영자산운용 대표.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증권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시기가 되면서 이들 회사는 연임을 통한 안정보다 과감한 세대교체로 쇄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간 여의도를 움직였던 이른바 ‘82학번’ 수장들이 차례로 용퇴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은 전날 윤병운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정영채 사장은 이달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 2018년 사장으로 취임해 3연임을 달성한 장수 CEO로 꼽힌다. 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이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NH투자증권에서 일했다. 투자금융·사모투자 등 대표적인 'IB(기업금융)맨'으로 평가 받는다.

과거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터진 뒤 지난해 말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신청한 집행정지 가처분이 최근 법원에서 인용돼 4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용퇴 의사를 밝혔다.

역시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도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이다. 박 전 대표가 수장직에서 내려오면서 KB증권은 이홍구·김성현 각자 대표 체제가 됐다. 박 전 대표는 현재 SK증권 사외이사로 물망에 올랐다.

김신 SK증권 사장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이다. 김 사장은 1987년 쌍용증권에 입사한 뒤 미래에셋증권에서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현대증권을 거쳐 지난 2014년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10년 간 SK증권을 이끌어 왔다.

최근 SK증권은 후임자를 결정하면서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 체제는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게 됐다. 김 사장은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대표직을 반납하고 회사에 남아 신사업 구상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일문 전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지난 5년간 회사를 이끌다 지난해 말 인사 시즌 증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황이다. 정 전 사장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이다.

장석훈 전 삼성증권 대표 역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82학번이다. 지난해 연말 박종문 당시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외에도 허남권 전 신영자산운용 대표도 고려대 행정학과 82학번이다. 허 전 사장은 근 7년 간 신영자산운용을 이끌며 ‘1세대 가치투자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한편, 이날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작년 연말부터 최근까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SK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CEO를 새로운 얼굴로 바꿨다. 이들 대부분은 글로벌 투자나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각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로 수장을 세대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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