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외교부는 한국인 선교사 백모씨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정부로서는 우리 국민이 하루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외교부 본부에서 추가 인원을 러시아로 파견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이미 현지 우리 공관에도 충분한 외교 인력과 각 부처에서 파견된 주재관들이 있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백 씨의 체포 시점 및 직업 등에 대한 질문엔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현지 공관에선 우리 국민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한국 국적자가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사법 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백씨가 올해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구금됐고 추가 조사를 위해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국내 언론 취재에 따르면 백 씨는 올해 초 중국에서 육로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한 뒤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다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에 체포됐다고 한다. 현재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은 백 씨에 대한 구속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백씨는 오는 6월 15일까지는 구금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교가 안팎에선 러시아 당국의 백 씨 체포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악화한 한러 관계, 또는 북한의 밀고 등 정치적 배경과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이르다"며 신중론을 폈다. 다만 외교부는 지난달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한국을 찾아 김홍균 제1차관 등 외교부 당국자와 대면 소통하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한러 관계와 이번 사안은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