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법원에 출석하며 "검찰 독재정권과 정치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남용하면서 원한 결과"라고 다시금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에 제1야당의 대표로서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참으로 억울하고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3일인데 그중 3일간을 법정에 출석하게 됐다"며 "이 중요한 순간에 제1야당 대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저의 심정을 우리 당원 여러분과 지지자,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만큼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법정에 출석하면서 비슷한 취지로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총선 하루 전인 9일도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지난달 29일을 포함하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총 사흘을 법원에 출석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총선 전날만이라도 기일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특혜라는 말이 나온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대표가 출석한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지만, 날 선 감정싸움으로 공전했다.
유씨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2022년 9월께 과거의 진술을 번복하고 자백 진술한 것이 검찰의 회유나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허위 진술한 것이라는 취지로 신문하자 "슈퍼컴퓨터도 아니고 수많은 일을 어떻게 사실을 바꿔 왜곡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유씨는 "이재명에게 불리한 내용을 사실대로 말하는 증인은 목숨을 걸고 한다는 점을 알아달라"며 '재판 내용 녹음' 의혹을 제기하며 변호인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여기서 사실을 말하는데도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에게 온갖 욕설을 하면서 모멸감을 느낄 상황을 많이 만든다"며 "재판정에서 일어나는 기밀 사안을 저는 한 번도 유출하지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녹음돼 댓글부대로 유포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변호인은 "기록이 유출됐다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맞받아쳤다.
유씨가 "이재명하고는 약속하지 않고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었다"고 말하자 이 대표가 실소하듯 웃었고, 유씨는 "나 안 만났냐, 왜 웃느냐"라고 항의하면서 소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유씨가 계속해서 흥분하며 진술하자 이 대표의 지지자로 보이는 방청객이 "목소리를 낮추라"라고 소리치며 재판에 끼어들었고, 재판부는 이 방청객에게 퇴정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