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갈등, 이제 政·政(정치권) 갈등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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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政 갈등, 이제 政·政(정치권) 갈등 치닫나
  • 이용 기자
  • 승인 2024.04.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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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후보, 대통령-의료계 대화 중재자 자처
22대 총선, 의사 출신 후보 16명… 의정갈등 변수 될 것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를 이끌지 못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가 정치적 투쟁 선회를 경고한 만큼, 향후 대통령과 정치권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의대증원 확대로 의료공백이 심화되면서 여야는 물론 의사 출신 의원 후보들까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가세했다.

서울의대 교수 출신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는 지난 1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50분이 넘는 긴 담화였지만 정부와 의사 강대강 대치로 두 달이 넘는 의료공백을 해결할 구체적 방안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또 대통령이 의료공백으로 불안한 국민과 고통받는 환자에게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못했으며, 질문도 받지 않아 ‘불통 정부의 표상’임을 확인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의대증원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점은 동의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의료 파탄으로 국민들의 피해가 커갈수록 국민들께서는 정부 여당을 원망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민심에 순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권 입장에서도 의정 갈등의 장기화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했는지,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 비공개 면담을 제안했다.

인 위원장은 "전공의들한테 비공개로 일단 보자, 만날 의향이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하고 시간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아직 답변은 받지 못했지만, 이들의 의견을 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정부, 대통령실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권영세 의원도 "궁극적으로는 2000명으로 가더라도, 이를 조금 미룰 수도 있고, 점진적으로 할 수도 있다. 유연성이 좀 필요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최종 등록된 22대 국회의원 후보자 명단을 살펴보면, 보건의료 직역 출신 후보자는 의사가 16명으로, 그 중 지역구 출마 후보자는 9명, 나머지 7명은 비례대표다.

서울 지역에선 강남구갑에 출마한 서명옥 국민의힘 후보, 강남구을 강청희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2명이 의사 출신이다. 경기 지역은 성남시 분당구갑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경기 광명시갑 김기남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한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갑에 출마하는 무소속 박주언 후보와 광주광역시 동구 박은식 국민의힘 후보도 의사 출신이다. 경상북도에선 무소속 이재원 후보가 경북 포항시 북구에 출마한다. 또 전북 전주시을 전기엽 자유민주당 후보도 의사 출신이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이었던 소나무당 최대집 후보는 전남 목포시에 출마한다.

비례대표 중 의사 출신은 더불어민주연합의 서울의대 교수인 김윤 후보가 있다.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 후보와 한지아 후보가 의사 출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맡았던 김선민 조국혁신당 후보도 의사다. 개혁신당에는 이주영 후보, 국가혁명당에는 김장원 후보와 이미현 후보가 있다.

최근 정치권의 각 정당별 순번 발표에 따르면, 의사 출신 후보 4명 모두 당선에 유리한 순번을 부여받았다. 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인 지역의 환경을 포함하면 의사 출신 의원이 최소 6석 이상은 배출될 전망이다.

김윤 후보와 안철수 위원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의사 출신 후보들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의사의 절대 다수가 정부의 의대증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향후 국민 여론에 따라 이들이 각자 목소릴 낼 가능성이 있다. 후보들의 움직임이 총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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