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산서 사전투표···文, 격전지 찾아 지원 유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전통적으로 여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졌던 PK(부산·경남)가 4·10 총선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팽팽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낙동강 벨트' 등 접전지를 방문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정권 심판론'이 PK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여당 텃밭이 균열 조짐을 보이는 분위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들은 모두 PK 지역에서 4·10 총선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우선 공식 일정차 부산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감색 양복 차림에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윤 대통령은 전날 "투표는 주권자의 권리 행사일 뿐만 아니라 책무이기도 하다"며 "한 분도 빠짐없이 주권을 행사해 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해 "가덕도 신공항의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부산항을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전시켜 부산과 경남의 첨단 산업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지역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행보는 여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정권 심판론에 흔들리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현재 '낙동강 벨트'를 비롯한 PK 지역은 캐스팅 보터인 수도권·충청 지역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상황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전날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부울경 지역 총 40곳 중 13곳이 경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7석을 확보한 것과 비교할 때 접전지가 확대된 모습이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같은 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투표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께서 투표를 통해서 심판 의지를 표출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낙동강 벨트 등 PK 접전지 위주로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후보들을 찾아 일정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민주당 소속인 허성무 후보(경남 창원성산)와 김지수 후보(창원의창)를 지원했다. 지난 2일에는 김태선(울산 동구), 오상택(울산 중구), 전은수 후보(울산 남구갑)에 대한 지지 등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과 지난달 24일에는 각각 배재정(부산 사상) 후보, 이재영 후보(양산갑)를 찾아 격려했다.
낙동강 벨트가 여당 우세 지역인 부산·경남(PK) 지역 중 접전지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민주당 출신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영향이 크다. 실제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양산 평산마을에는 각각 노·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자리해 있다.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전면에 등장한다면 선거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당은 문 전 대통령이 PK 접전지에 등판하며 정권 심판론을 주장하자 견제에 들어갔다.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지난 6일 문 전 대통령의 선거 지원에 대해 "부디 자중하시길 바란다. 그것만이 그나마 국가 원로로서 존중받는 최소한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