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복귀 조건으로 보건복지부 차관 경질,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 군복무 기간 현실화, 의료인 노조 결성 등을 내세웠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 20명에 사직 이유와 수련 환경에 대한 의견, 복귀 조건 등을 물은 인터뷰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복귀를 위해서는 무엇이 선행돼야 하나'라는 질문에, 본인을 필수의료 과목 2년차 레지던트로 소개한 전공의는 "수련하며 기소당하고 배상까지 하게 된 선배와 교수님들을 많이 봐 왔다"며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다른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도 "환자 사망을 포함해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는다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전공의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 권한이 보장된다면 다시 돌아가겠다는 답변도 있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업무개시명령으로 대표되는 (의료법상의) 전공의 강제노동조항을 없애지 않는다면 아무도 수련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무 책임자이자 망언을 일삼은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사직 전공의 1360명 및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주장한 바와 같다.
이 외에도 △전공의 수련 이후의 38개월 군의관 복무 기간 현실화 △업무강도, 난이도 높은 과목에 적절한 대우 등을 내걸었다.
전공의들은 '수련을 포기한 이유'로 △정권마다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의사가 악마화될 것 같아서 △정부와 환자가 사명감이나 희생을 강요해서 △수련 환경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아서 △필수의료 패키지가 통과되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의미 없을 것 같아서 등을 꼽았다.
류옥 씨는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환자를 버리고 환자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대신, 더 이상 의료체계가 불능이 되지 않도록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