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직 깊이 생각할 단계 아냐" 선 긋기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주일 간 휴가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휴가 사이 당내 지도부 중심으로 제기된 '대표 연임설'에 "아직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국회의장 선출에서 밀려난 추미애 당선자가 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6일 이 대표는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하며 당무에 복귀했다. 지난 9일부터 휴가에 돌입한 이 대표는 첫 날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고, 이후 퇴원해 자택에서 휴식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자 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불거진 자신의 연임론에 대해 "아직 임기가 약 4달 가까이 남았다"며 "깊이 생각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휴가 중 친명(친이재명) 의원들 중심으로 이 대표가 당 대표 연임을 결정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내보인 것이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나는 이 대표 연임에 대찬성한다"며 "지난 2년 간 (정부·여당의)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에 맞서 싸우기에 바빠 당 대표로서 그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12일 "우리는 '최고의 선택'과 '최선의 결과'가 필요하다"며 "부디 이 대표께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연임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 연임론이 나오는 현 상황에 대해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고 있는 당 같다"며 질타했다.
유 전 총장은 "다들 한 번 대표하고 싶겠지만 괜히 했다가 또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한테 역적이 될까봐 눈치 보고 있다"며 "자유당 시절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했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고 했겠나. 당이 돌아가는 꼬라지가 지금 그렇게 돌아간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일부 민주당 지지층 중심으로 '추미애 대표설'도 불거지고 있다. 이날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며 낙선한 추 당선자가 당 대표로 출마해 개혁적인 정당을 이끌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이날 "추 당선자를 대표로 추대해야 한다"며 "우 의장과 추 당선자가 대표로 둘 다 있으면 이상적인 그림"이라는 게시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 당선자는 지난달 "당내 구심점은 대권 주자여야 한다"며 이 대표의 연임 필요성을 주장한 적 있어, 실제 그가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