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지지 1위 한동훈에 "나라면 출마 안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이 이르면 오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자가 최근 각종 현안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고 당대표로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8일 나경원 당선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가 논의해야 할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혁신형' 개헌"이라며 "대한민국 정치를 대화와 협치의 '생산적 질서'로 재구조화하고, 분권과 균형의 가치를 제도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나 당선자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선거제 개편뿐 아니라 개헌 논의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며 "22대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임은 사회의 룰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데 이은 것이다.
여권 유력 정치인이 개헌을 본격적으로 언급한 것은 드문 사례다. 다만 나 당선자는 "대통령 임기는 5년이 원칙이고 기본"이라며 "대통령과 현 정권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 의도의 개헌 논의는 저 역시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임기 단축 등을 포함한 개헌을 통해 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나 당선자는 전날 토론회에서 연금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8일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의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첫 단추라도 끼워야 한다"며 "우리가 모수개혁이라도 진행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 재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나 당선자는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고 미진하다면 그 다음 특검(을 진행하는) 수순이 맞다"고 말했다.
나 당선자는 현재 당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견제도 나섰다. 그는 "(대표직이) 리스크가 너무 높은 반면 특별히 얻을 게 없는 자리 아니냐"면서 "제가 한동훈 위원장이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 당 대표였던 분들이 대권 도전을 많이 했는데 결국 대권에 오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제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면서 "재집권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느냐에 대한 큰 고민 속에서 출마 여부를 보고 있다. 한 달 전 60%의 (출마 결심)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55% 정도"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당대표의 역할은 결국 대통령실, 용산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가느냐가 여당 당대표 역할의 절반 이상"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확신이 서면, 제가 하는 것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서면 출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조사해 발표한 결과 응답자들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유승민 26.8%, 한동훈 26.0%, 나경원 7.5%, 안철수 7.4% 순이었다. 원희룡과 윤상현은 각각 4.8%, 1.8%, 기타 다른 인물은 7.1%, '잘 모름'은 17.8%로 집계됐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자 경우 한동훈 61.5%, 나경원 10.1%, 원희룡 8.7%, 안철수 6.4%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지지층에서는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4.0%의 지지 밖에 얻지 못했다. 윤상현은 2.0%, 기타 인물은 3.5%, '잘 모름'은 3.8%다.
해당 조사는 25일~26일 이틀간 시행됐다. 무선 ARS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5.8%, 95% 신뢰 수준에 ±3.1%p다.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