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署, 지난 5일 서산·태안 지역 전사 경찰관 70위 모신 충혼탑서 자체적 추념식 행사 가져
구자면 서산서장 “‘호국보훈의 달’ 6월 중 하루 날을 잡아 자체적으로 추념식을 열면 된다고만 생각” 해명
매일일보 = 오범택 기자 | 제69회 현충일인 지난 6일 충남 서산경찰서가 관내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 행사에 서장을 비롯한 간부 경찰관들이 공식적으로 불참한 것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현충일 추념식 행사은 매년 6월 6일 나라와 국민을 지키다 희생당한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는 의식행사로, 중앙정부는 물론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각각 별도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주관으로 이날 현충원에서 열린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인사, 국회의원, 軍 주요 직위자, 중앙보훈단체장, 일반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위훈을 기렸다.
충남 서산시의 경우도 6일 부춘산에 위치한 충령각과 충혼탑 등 서산시 일원에서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념식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순국선열의 명복을 빌고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 등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김맹호 서산시의회 의장, 국가유공자 및 유족, 각급 기관·단체장,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부춘산 충령각에서 오전 10시 정각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을 추념했다.
이후 이완섭 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 김맹호 서신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은 충혼탑, 동문근린공원 내 나라사랑공원, 수석동 소탐산 내 위령탑 및 무명지사묘, 희망공원 내 유공자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하지만, 이날 현충일 행사에 서산경찰서 구자면 서장을 비롯한 간부 경찰관들은 단 1명도 참석치 않았으며. 추념 화환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행사에 서산시장은 물론 서산교육장과 서산소방서장 등 관내 각급 기관장이 간부 공무원들을 대동해 참석하고 추념 화환을 보내온 것과는 사뭇 대조를 이뤘다.
언론 취재 결과, 서산경찰은 현충일 전날인 5일 오전 10시 서산시청 정문 앞에 위치한 ‘충혼탑’에서 경찰서장과 각 과장 등 간부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체적인 추모행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충일 휴무를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서산시청 앞 충혼탑은 6.25전쟁 당시 전사한 서산·태안 지역 경찰관 70위(位)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4년 6월 건립됐다. 매년 ‘현충일 추념식’ 행사 시 참석자들 모두가 두 번째로 찾아 헌화·분향하며 넋을 기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현충일 추념 행사는 나라와 국민을 지키다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매년 열린다”며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전국 동시다발적 의식행사에 일선 경찰서장과 간부 경찰관들이 공식적으로 불참한 건 처음 있는 일 같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자면 서장은 “제가 경기도에서 근무하다가 내려왔는데, 경기도 쪽은 시(지자체)와 별도로 경찰 자체적인 추념식을 개최한다”며 “직전 근무지인 홍성경찰서장 재직 시에도 6월 5일에 추념식을 열었고, 올해는 충남도경도 5일에 추념식을 거행한다고 해서 우리 경찰서도 5일에 추념식을 갖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서산서장으로 부임과 동시에 들러 참배한 곳이 충혼탑이다. 또한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니까, 6월 중 하루 날을 잡아 자체적으로 추념식을 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자면 서장은 ‘현충일(6일) 휴무를 위해 5일 추념식을 가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현충일에도 오전부터 상황이 있어 바쁘게 보냈다”며 “경찰 지휘관은 일과시간 이후나 휴일이라고 해서 맘 놓고 쉬지를 못한다. 그런 지적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산=오범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