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인지도·대응책 부족…정부가 지원해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수출 전선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EU 수출 국내 중소기업은 1358개다. 철강 제조업, 알루미늄 제조업 등 CBAM 상품 제조·가공 업종을 비롯해 가전제품 제조업, 지게차 제조업, 자동차 부품업 등 CBAM 상품 이용 업종과 무역 업종 등이 포함된다.
CBAM은 직접 수출하는 기업뿐 아니라 협력사의 탄소배출량까지 조절해야 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은 아직 CBAM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교육 등 관련 정보제공과 배출량 컨설팅에 대한 지원 정책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가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우선, 중기부는 수출 상위 중소기업에 △컨설팅 △탄소저감설비 △글로벌 검증기관을 활용한 국제 인증 획득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가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탄소배출량을 계산하는 소프트웨어를 보급한다. 탄소저감용 설비 구축 등을 위한 대출을 대상으로 우대보증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소제조기업 관계자는 “제도 자체가 생소한 데다, 생산 제품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소규모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측면으로 지원해준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EU 측에 ‘규제 불확실성 탓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제12차 상품무역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날 탄소국경조정제도, 배터리법, 산림전용방지법 등 EU의 환경 규제 강화와 관련 규제의 불명확성에 따른 한국 기업의 EU 시장 진출 시 애로를 적극적으로 제기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