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유출 방지 차원 금융지원 등 정책 필요성 확대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중소벤처기업들이 고급 인력 충원 문제로 성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신산업 육성에 주력하지만, 기업들은 인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워 인력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신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가 선정한 10대 신산업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인공지능(AI)·빅데이터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신산업 육성은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선행 조건이다. 그간의 정책으로는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은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기 위한 초석으로, 세계 각국의 인재 양성에 힘 쓰고 있다. 자체적인 양성뿐 아니라 현지 기업들은 해외 인력까지 영입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력 수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AI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2023년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AI 기업 2354곳 중 81.9%가 AI 인력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부족 인원은 8579명에 달하며, 이는 3년 전 1609명에 비해 5.3배 증가한 수치다.
부족 인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3년 전 부족 인력은 1609명이다. 부족 인원은 3년 전보다 5.3배 늘어난 셈이다. 작년 기준 국내 AI 인력 수요는 5만1425명으로 3년 전(1만4736명)보다 3.5배 증가했다. AI 관련 인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상황이다.
해외로의 인재유출도 인력 부족에 기여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세 번째로 많은 국가로 집계됐다. 최근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 매크로폴로는 2022년 기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의 40%가 해외로 떠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성장을 원하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인재를 끌어오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에서부터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 국의 IT 대기업이 AI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중소벤처기업이 제시할 수 없는 연봉과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인력 수급 측면에서 성장가능성이 저해됐다는 뜻이다.
현장에서는 인력 수급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IT 스타트업 관계자는 “현재 AI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서는 한국도 해외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해외에서 인재를 끌어올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금융지원 등 AI 인력 충원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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