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교육계에서도 정서 위기학생 케어에 대한 국가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서 위기학생이란 심리 또는 행동에 문제가 있어 교육 활동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을 뜻한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및 경계선 지능 등을 가진 학생이 포함된다.
30일 교사노동조합연맹(아래 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유·초·중등과 특수교사 1992명을 대상으로 심리·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학교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정서 위기학생'으로 교육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교사 84.1%는 정서 위기 학생으로 인해 교육 활동 침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 교사 95.1%는 정서 위기 학생으로 인해 수업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방해를 받았다고도 했다.
정서 위기학생 보호자가 교육활동을 침해하거나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초등 교사 54.8%가 이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수업 방해 외에도 생활지도 불응·타인과의 갈등·욕설 및 폭행 등이 관련 어려움으로 꼽혔다.
교사들 중 79.8%(1590명)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으로 인해 교권침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의 보호자에 의해 교권침해 또는 악성민원을 경험했다고 답한 교사도 50.8%(1012명)로 절반을 넘었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 대부분(99%)은 정서 위기 학생에게 의료 차원의 진단·치료·상담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정서 위기학생의 보호자에게 전문적인 진단·치료·상담을 권유하는 교사는 61%(1214명)에 불과했다.
이에 초등 교사 대부분(97.6%)은 정서 위기학생을 학교 안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초등 교사들은 △문제행동 학생 분리지도가 가능한 법 제도를 정비 △진단·치료 등 지원 근거 마련 △정서 위기학생을 위한 병원학교 및 공립 대안학교 확대 △외부기관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호자에게 진단·치료·상담 등을 권유하기 어려운 이유를 묻자 ‘권유해도 보호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진단 및 치료를 강제할 수 없어서’(72.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학생·보호자와의 관계 악화·민원·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까 두려워서’(68.2%), ‘학생에게 진단 및 치료를 권고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과 근거가 없어서(41.1%) 등이 이었다.
초등교사노조 관계자는 "현재는 해당학생들에 대한 고시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법령으로 법제화를 해야 해당학생들이 지도가 된다"면서 "병원을 찾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관련 병원들도 선정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